1장 · 등대의 불빛이 닿는 곳

이틀에 한 번, 꿈이 온다.

처음에는 규칙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 계정을 발견하고 며칠 뒤부터였다는 것, 그리고 하룻밤 걸러 온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 한참 나중이다. 돌이켜보면 그전에도 비슷한 조각들이 있었던 것 같다. 깨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종류의, 물속에서 눈을 뜬 것 같은 꿈들. 언제부터였는지는 짚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 계정을 발견한 뒤로, 조각은 문장이 되었다.

꿈은 이상한 방식으로 흐른다. 하룻밤 사이에 그 세계의 여러 날이 지나간다. 세어 보면 대략 일주일. 나는 그 일주일을 사는 게 아니라 넘겨보는 것에 가깝다. 어떤 날은 책장처럼 빠르게 넘어가고, 어떤 장면에서는 오래 멈춘다. 어디에서 멈출지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

깨고 나면 잊기 전에 적는다. 이 기록은 그렇게 남는 것들이다.

첫 꿈들이 보여준 것은 등대였다.

라마의 하루는 등대에서 시작해서 등대에서 끝난다. 아침이면 코로의 어머니가 먼저 계단을 오른다. 오라. 그 세계의 말로 '생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밤새 켜 둔 불을 끄고, 밤사이의 바다를 기록하는 것이 하루의 첫 일이다. 나는 그 장부를 읽을 수 없다. 글자가 보이긴 하는데, 뜻이 닿지 않는다. 다만 그가 어떤 줄에서 잠시 손을 멈추는지는 볼 수 있다. 멈추는 줄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이 있다.

관측소라고 부르지만, 하는 일의 대부분은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나는 물어볼 수 없는 쪽이다. 이 세계에서 나는 목소리가 없다. 볼 수만 있다.

낮의 라마는 평범하다. 지나칠 만큼 평범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누군가는 그물을 손질하고, 빵 냄새가 골목을 돈다. 이곳 주민이 전부 두 발로 걷는 동물이라는 사실도, 꿈 몇 번을 거치고 나면 잊게 된다. 펭귄이 우산을 들고 뛰어가는 풍경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작은 펭귄을 처음 본 것은 등대 아래 부두에서였다. 꿈이 거기서 멈췄다.

또래보다 작았다. 빨간 목도리를 하고, 물가에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이었는지, 그 아래 더 깊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애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 이쪽을 본 것 같았다. 볼 수 없는 쪽을.

꿈속의 존재가 꿈꾸는 쪽을 돌아본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겪어 보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렵다. 나는 그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깼고, 커피가 식을 때까지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물론 착각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등대의 불이 다시 켜지면 라마의 하루가 저문다. 불빛은 바다 쪽으로만 뻗는다. 육지에는 필요가 없으니까. 꿈이 끝나갈 무렵이면 나는 매번 그 불빛이 어디까지 가닿는지 눈으로 좇는다. 어느 지점에서 빛은 어둠에 진다. 그 너머는 꿈도 보여주지 않는다.

이 기록은 언젠가 그 너머에 대한 것이 될 것이다. 다만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등대의 불빛이 닿는 곳까지가 우리가 아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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